오늘은 저녁 10시까지 일해야 함에..
혼자 저녁을 먹을까 하고..외투를 고쳐 입고 회사 정문을 나가자 마자.."아~ 춥다" 라는말이 절로 난다..
쌀쌀해진 날씨 때문인지..감자탕 집으로 자연스레 걸음이 옮겨진다... 미리 생각한것도 아닌데 꼭 정해진것 처럼.. ㅎㅎ
감자탕집을 들어가니.. 손님이 하나도 없다..
6개에 테이블 중 주인 할머니가 자리를 잡고 있는 아랫목 옆에 방석을 깔고 앉지 말고 맹바닥에 앉으라 한다..
따뜻하다.. 숫가락과 젓가락을 꺼내고 얼마 되지않아 기다렸다는 듯이 감자탕과 반찬이 나왔다..
옛날 같으면 갈색 뚝배기에 넘치도록 고기를 담고 후추를 넣을 공간도 없어 고기에 뿌려주는데..
요즘엔 경기가 좋지 않은지 고기 양이 옛날만 못하지만.. 이집이 감자탕 고기가 보들보들하니 목구멍으로 술술 들어가는것이 맛이 일품이고... 고기 두 서너점 먹다보면 당연히 소주 한잔도 생각날 터인데...오늘은 참자... 싶다.. 일해야지...ㅋㅋ
뼈다귀에 듬뿍 달려있는 고기 덩어리를 하나 먹을쯤..
왠.... 아이를 안고 30대 중반 부부사이로 보이는 커플이 들어온다.
들어오자마자 사장님과 반갑게 인사를 하시고..
"이~ 감자탕 맛이 그리워서 멀리서 왔어요" "감자탕 대짜 하나 포장해주세요~" 한다..
아저씨는 부인되는 분과 연애 할때부터 다닌터라 이곳 지리와 예전에 추억을 아른아른 주인 할머니와 이야기 한다.... 젊어서 감자탕집 다니며 연애하고 결혼하고... 아이도 낳은것이다..
아이에 재롱이 이어지며.. 밥먹고 있던 나에게도 귀여운 윙크를 한번 날려 주었다..ㅎㅎㅎ
어찌나 귀엽던지...ㅎㅎ
그래...
10년이 다된것 같다..
젊었을때 감자탕집 근처에 있는 회사에 입사하여.. 끼니때 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정감있게 대해 주었던 할머니 사장님... 이제 연세가 71세나 되어 있었다..
이곳 재계발이 된다면 일 그만 두시고 같이 일하시던 조카분이 일을 배워 다른곳에서 장사하신다니..
밥을 얼추 다 먹어가는 중에 왠지 아쉽다고 해야되나..
매번 끼니때마다 고슬고슬한 쌀밥에... 뚝배기 가득 담겨있던 고기들... 주먹만한 감자... 매번 맛있는 콩나물과 깍두기... 사장님이 손수 앞치마를 입혀주시던 모습... 밥을 다먹으면 커피라도 한잔 하고 가라던 따뜻한 정과..
할머니 사장님에 구수한 입담....
혼자 먹던 저녁식사가... 즐겁기도 아쉽기도... 하였다...
이젠 앞으로 감자탕을 먹으면 앞서 이야기 했던 일들이 주마등 처럼 생각날것 같아서...
오늘은 소주한잔 생각난다..